나는 아직 왕과 사는 남자를 보지 않았는데 이 영화를 보고 온 집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영화에는 언급을 하지 않았겠지만,
단종을 몸주로 모시는 무당과 단종이 태백산 산신이 된 별 영양가 없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무당을 국어사전에는 ‘귀신을 섬겨 굿을 하고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점치는 일에 종사하는 여자라고 되어 있다.
참고로 남자무당은 ’박수‘라고 하는데 한자가 없는 것을 보니 순수한 우리말인 듯하다.
한국 역사와 문화 속에서 무당(巫堂)은 신(神)과 인간 사이를 연결하는 '영매'이자, 마을의 안녕을 비는 '사제(司祭)',
그리고 고통받는 이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치유(治癒)자' 역할을 해왔다.
한국의 무속 신앙에서 무당은 그 성격과 입무(무당이 되는 과정) 방식에 따라 크게 강신무와 세습무로 나뉘게 된다.
무당은 강신무 (降神巫)와 세습무 (世襲巫)로 구분을 하는데..
강신무는 신이 내려서 무당이 된 경우로 평범하게 살다가 '신병(무병)'이라는 원인 모를 병을 앓게 되고, 내림굿을 통해
신을 받아들여 무당이 되며 시베리아에서 출발하는 유목민의 혈통이 강한 북한과 경상도 지역에 강신무가 많다고 한다.
세습무는 집안의 혈통을 따라 대대로 직업을 계승하는 경우로, 주로 전라도쪽에서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세습무는 신병을 앓지 않고 부모나 시부모로부터 굿의 절차, 춤, 노래, 악기 연주법을 엄격하게 교육받아 '사제'로서의
자격을 갖추게 되며, 오랜 세월 숙련된 예술적 기량과 사제적 전통으로 점을 치는 능력보다는 의례를 집행하는 행사를
하게 된다.
굿은 마을의 축제 성격이 강하며, 음악과 춤이 매우 세련되고 예술적으로 판소리 등으로 발전해 왔다고 한다.
강신무로 무당이 된 사람은 몸주신(神)을 모시게 되는데 몸주신을 통해서 신통을 하거나 예언을 하게 된다.
몸주신 곧 강신무가 모시는 신은 주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억울한 죽음을 당한 사람이 몸주신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의 무당 중에가 가장 많이 모시는 신이 고려말의 충신 최영 장군이고 임경업, 남이, 중국의 관우,
심지어는 미국의 맥아더 장군(죽지는 않았지만 강제로 전역을 하게 되었다)도 있다.
최영 장군이나 관운장(관우)과 같은 역사적 인물들이 무당의 몸주신(주신)으로 자주 모셔지는 이유는 한국 무속 신앙의
특유한 '영웅숭배'와 '원혼 신격화' 사상 때문이라고 한다.
무속에서는 평온하게 천수를 누린 인물보다, 억울하거나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영웅을 더 강력한 신령으로 받드는데,
몸주신은 무당을 보호하고 다른 잡신을 통제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강력한 무력과 위엄을 가진 장군신은 최적의 몸주신
후보가 된다고 한다.
그리고 요즈음 왕과 사는 남자라는 영화의 단종도 몸주신으로 모시는 무당이 있다고 한다.
단종이 무당의 몸주가 되게 된 이유로는 단종이 태백산의 산신이 되었다는 전설 때문으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왕이 영적인
존재로부활하여 민중의 수호신이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영월의 아전이었던 엄흥도가 목숨을 걸고 단종의 시신을 거두어 지금의 장릉 자리에 몰래 암매장한 것에 대해서 민초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비극적인 죽음과 그를 지키려 했던 이들의 충절이 결합하여, 단종이 죽어서도 영혼이 떠나지 않고 인근의
영산(靈山)인태백산으로 들어갔다는 믿음이 생겨났다고 한다.
이런 믿음을 가지게 된 것은 한성부윤을 지낸 추익한의 설화 때문이라고 한다.
추익한은 세조의 계유정난으로 영월에 낙향을 하고 있었는데 단종에게 머루 같은 것을 따서 드렸다고 한다.
단종이 승하하던 날 추익한은 산지에서 머루를 따서 단종에게 진상하러 가고 있었는데 영월의 서쪽 고개(지금의 소나기재
혹은 태백산 길목)에서 곤룡포를 입고 백마를 탄 단종을 만났다고 한다.
추익한이 어디로 가시느냐고 묻자, 단종은 "나는 이제 태백산으로 쉬러 가는 길이다"라고 답하며 홀연히 사라졌다고 한다.
마을에 도착한 추익한은 단종이 이미 승하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이 만난 것이 단종의 영혼임을 깨닫고 슬퍼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설화가 있다고 한다.
이 설화는 단종이 죽어서 태백산의 신령이 되었다는 믿음을 뒷받침하는 가장 결정적인 증거로 구전되어 왔다고 한다.
단종이 태백산 신령이 된 현상은 한국 무속의 '원혼 숭배' 사상과 맞닿아 있는데 젊은 나이에 왕위를 빼앗기고 타살된 비극적
죽음으로 '한(恨)'이 강한 존재일수록 영험한 신이 될 수 있다고 믿었으며, 민중의 보상심리로 현실 정치에서는 패배했지만,
신앙의 세계에서는 영원히 군림하며 백성을 보살피는 존재로 부활시켰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무당들은 단종도 최영장군이나 관운장 등 유명한 장군들과 같은 위치에서 무당의 몸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던
것은 아닐까....
그런데....궁금한 것은
무당이 몸주로 모시고 있는 최영장군이나 관운장, 남이, 임경업, 맥아더, 단종 등은 무당들이 자신들을 몸주로 모시고 있는
것을 그들(몸주신으로 모셔지는 최영 등)이 알고나 있을까?
그렇지 않으면 실지로 그들의 영(靈)과는 상관이 없이 무당들의 일방적인 생각은 아닐까?
우리나라에 수많은 무당들이 있는데 같은 영을 모시는 무당들이 많이 있을 것 아닌가..
최영을 모시는 무당도 몇 백명이 될 것이고, 관운장을 모시는 무당도 몇 백명을 될 것이니... 육신이 없기 때문에 분신술을
쓸 수가있는가....
아마도 무당들의 몸주신들이 최영이나 관우 다른 장군들을 사칭하는 것은 아닐까.....
합리적인 의심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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