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트레킹

ABC(Annapurna Base Camp) 트레킹(12).... MBC에서 ABC로.. 드디어 히말라야의 일출을 보다

뿅망치 2021. 11. 16. 15:13

ABC 해맞이를 보기 위해서 출발준비를 하는데 고산증 때문에 잠을 한 숨도 자지 못해서 비몽사몽이다.

사람에 따라 달라서 같이 간 사람들 중에 괴로워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어서 그런 사람이 정말 부럽다.

우리는 한 나절을 날려버리는 바람에 고산에 적응할 시간도 없이 급하게 올라와서 고생이 더 심하다고 한다.

눈에서 나는 빛과 해드랜턴으로 길을 밝히고 앞 사람의 뒷꿈치를 보면서 올라간다.

 

고산증 증세는 멀미와 비슷하지만 더 고통스럽다. 마차후차레 베이스켐프에서 출발하여 안나푸르나베이스켐프까지 올라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두 시간으로 고산증 증세를 겪고 있던 나에게 고도를 높이며 올라가는 그 두 시간은 정말 견디기 힘든 시간

이었다.

 

그 때 마음속으로 지금 두 시간 후에는 나는 거기에 가 있을 것이며, 거기에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볼 것이며, 이 고통도 끝이나

있을 것이다. 라는 주문을 스스로에게 걸면서 그 두 시간을 참고 올라갔었다.

만약 그 때 두 시간을 걸어 올라가면 된다는 시간을 알 수 없었더라면 그 고통은 가중되었을 것이고 중간에 포기를 할 수도 있

었을 지도 모른다. 

낮이라면 MBC에서 ABC를 올라가는 길이 이런 길이다....

이런 길을 두 시간 정도 올라가는데 해발이 거리는 짧지만 해발이 높아지고 고산이기 때문에 빨리 가지 못한다.

ABC간판이 보인다.

 

이곳의 해발은 4,130미터로 MBC보다 400미터가 더 높다.

출발할 때는 어두워서 MBC에서 ABC가 보이지 않았는데 만약 날이 밝아서 보면서 갔더라면 고통이 덜 했을지도 모른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앞 사람 뒤꿈치만 보면서 걷다가 보니 ABC가 보이고 이미 사람들이 아침 해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저 텐트는  일출을 보기 위해서 여기서 잠을 잔 사람들의 텐트일 것이다.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멀리 보이고...앞에 보이는 산은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아 보이지만  8천미터에 가까운 산들이다.

마차푸차레 쪽에서 하늘이 밝아지기 시작한다.

점점 밝아지면서...보다 일출을 먼저 보기 위해서 높은 곳을 찾아서 간다.

안나푸르나 3봉에 햇빛이 시작되고...

뒤에는 타르초와 룽다가 보이고 모든 사람들이 일출을 맞기 위해서 부산하다.

 

네팔은 힌두교를 믿는 사람들이 80%이지만 티벳불교를 믿는 사람들도 11% 되어서 그런지 고개마루 같은 곳에는 룽다와 타르

초 같은 것이 걸려 있는데 여기도 룽다와 타르초가 걸려 있다.

 

아직 바람은 일지 않아서 고요하기는 하나 어제 밤에 눈도 오고해서인지 춥다.

해발 4천이 넘는 곳이니 추운 것이 당연하겠지만 어제까지 더운 곳에 있다가 추운 곳에 있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이상하기

도 하다.

 

베이스켐프는 양쪽이 6천이 넘는 봉우리 사이에 있지만 해가 뜨는 쪽의 봉우리인 마차푸차레나 히운출리가 안나푸르나보다

더 낮아서 이른 새벽에 안나푸르나의 일출을 볼 수 있다.

 

ABC트레킹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 여기서 일출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기도하는 마음으로 일출을 기다리고 있

다.

사실 매일 뜨는 해고 매일 맞는 새벽이지만 사람들은 시간과 장소에 의미를 두고자 한다.

 

설날 아침에 정동진에서 일출을 맞이하기 위해서 고생을 하는 것이나 이곳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서 시간과 경비와 기꺼이 수

고를 하는 것이 그런 것이다.

언제나 어디에서나 같은 태양임에도 불구하고...

 

황금빛이 안나푸르나에 나타나자(나타나는 것처럼 보인다) 일제히 탄성을 지르면서 감격에 겨워하는 사람들과 기도를 하는 사

람들로 나누어진다.

기도를 하는 사람들은 여기에서 이런 광경을 보게 해 준 것에 대한 감사기도일 수도 있을 것이고, 그 광경을 보면서 신에 대해

서 경외하는 기도일 수도 있을 것이며, 고통을 이겨내고 이 자리에서 감격을 맞보는 것처럼 그런 삶이 되도록 하는 기도도 있

을 것이다.

 

마차푸차레쪽에서 구름이 붉어지기 시작하고 

안나푸르나의 봉우리가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상대적으로 그늘은 더 어둡다....탄성을 질렀던 사람들은 경건하게 광경을 바라보며 기도를 하고

 

눈 앞에 보이는 산은 금방이라도 올라 갈 수 있을 것처럼 가까워 보이지만 우리가 서 있는 곳에서 다시 4천 미터를 더 올라가

야 한다.

산 밑에서 산을 올려다보면 그 높이를 가늠할 수가 없다.

황금빛은 순식간에 흰 빛으로 바뀌면서 산 전체가 눈이 부실 정도로 빛이 난다.

 

해가 뜨면서 곧바로 반대편인 마차푸차레나 히운출리의 산허리에는 설연이 생기기 시작하고 산꼭대기에는 구름이 일기 시작

한다.

해가 뜨면 바위들이 열을 받으면서 산을 감싸고 있던 공기에서 구름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산꼭대기부터 구름이 먼저 생기게

된다.

산 아래 골짜기에서 설연이 피어 오르기 시작한다.

설연(雪煙)이 연기처럼 피어 오른다.

마차푸차레...3일동안 올라오면서 보았던 봉우리이다.

아직도 해가 마차후차레에 가려 있고... 산 아래에서 발생된 설연이 위로 올라가고 있다....설연은 눈의 연기라는 뜻이다.

순식간에 항금빛으로 빛나던 산이 눈부신 흰빛으로 바뀌었다. 

ABC의 야경...달과 눈과 별이 있는...인터넷에서

달은 지고....인터넷

여름의 ABC 마차후차레가 보인다....구글에서

 

안나푸르나쪽...구글

마차후차레쪽

 

해가 뜨는 시간은 찰나에 가까워서 일출만을 보기 위해서라면 허망할 수도 있겠지만 이곳으로 오는 그 과정 자체가 의미를 둔

다면 아쉬울 것이 없다.

 

카페에 들어가서 뜨거운 차를 한 잔 마시는데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조그만 깃발들을 가득 걸어 놓고 자신이 여기에 다녀

온 것을 기록해 놓았는데 당연히 한국의 태극기와 산악회 깃발 그리고 기원문들도 적혀 있다.

 

고산증세는 여전하지만 내려가는 길은 힘이 덜 들기 때문에 MBC로 내려오는 길은 어떻게 내려 온 줄도 모르게 내려와서 일행

들과 함께 하산 준비를 한다.

ABC에서 MBC쪽으로 내려오는 길의 여름풍경...구글

올라올 때는 힘들고 어두어서 보지 못했던 바위를 내려오면서 본다, 표시된 안내판에는 한 시간을 더 가야 한다고 되어 있다.

사진으로 보면 거대함이 느껴지지 않는데 사람을 보면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우리가 묵었던 엠비씨

ABC에서 내려와서 아침을 먹고 하산 준비를 한다.

아쉬워서 안나푸르나를 배경으로 한 컷..조그마하지만 야채밭도 보인다.

 

ABC트레킹을 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참고해야 할 사항이 있는데 가능하면 MBC나 ABC에서 자고 일출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며칠을 고생해서 올라와서 소위 찍고 가기만 한다면 너무 허무하지 않겠는가......

낮(오후)에 ABC를 가면 눈이나 안개 때문에 안나푸르나를 볼 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우기를 피하여 건

기인 10월에서 2월 사이에 가야 한다.

그래야 맑은 하늘이 많기 때문에 주변의 경치를 제대로 볼 수 있는 확률이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ABC코스는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촘롱에서 말고는 사실  경치를 감상할 수가 거의 없다.  그러므로 다녀왔다는

데 의의를 두지 않고 히말라야의 설산의 웅장한 경치를 보려는 사람은 ABC트레킹을 선택해서는 안되고 골짜기가 아닌 능선을

타는 어라운드(araund) 코스를 선택해야 한다.

반드시 참고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