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잘 살아가는 이야기

결혼보다 더 중요하다는 개집사(犬執事)...온전한 정신이라고 해야 하나??

뿅망치 2022. 10. 31. 11:58

개집사라는 단어를 처음 듣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집사(執事)라는 단어는 들어 봤을 것이다. 국어 사전을 보니 집사라는

단어의 의미가 여러 가지로 나오는데

(1) 교회의 각 기관의 일을 맡아 봉사하는 교회 직분의 하나. 또는 그 직분에 종사하는 사람.

(2) 주인집에 고용되어 그 집일을 맡아보는 사람.

(3) 높은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 겉봉의 택호(宅號) 밑에, 그를 모시고 있는 사람이 받아서 전하여 달라는 뜻으로 쓰는 말.

(4) 고려 초기, 지방에서 군병을 거느리는 토호(土豪)를 이르던 말.

(5) 품계가 없는 하급 무관.

(6) 제사를 주관하는 사람.

보통사람들은 1,2,6번 정도는 알고 있으나 이렇게 많은 의미가 있는 줄은 몰랐을 것이다.

 

사전에서도 집사의 기본적 의미는 2번을 말하는 것으로 주인집에 고용되어 그 집안일을 맡아보는 사람으로 주인과 집사의 관

계는 용역을 제공하는 대신 급여를 받는 관계로 형성되며 대대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하인과는 조금 다른 개념으로

하인도 노예의 신분으로서의 하인과 용역의 댓가를 받는 하인으로 구분하지만 하인은 일정부분의 일을 하게 된다. 농사일이라

든가 목축일 등...

그러나 집사는 주인집의 모든 일을 총괄하여 수행하게 되며 급여로 보상을 받는 관계이기는 하지만, 그보다 조금 더 친밀한 관

계로 주인집의 개인적인 일까지 수발을 들게 되며 고용인 곧 주인집의 손과 발이 되어 주어야 하는 것이 집사인 셈이다.

그리고 집사의 특성상 주인집의 비밀뿐만 아니라 주인의 비밀까지 지켜야 하고 자신의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은 있을 수가 없으

며, 모든 생활이 주인 위주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생활이나 심지어는 자신의 인생은 희생을 당하는 경우가 많게 된다.

이렇게 되는 것은 주인이 자신에게 충성할 만한 사람을 집사로 선택을 하기 때문이며 집사로 선택되는 사람 또한 그렇게 할만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게 되는 것이다.

 

왜 집사에 대해서 장황스럽게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개집사(執事)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이다.

위의 사전적인 설명에 의하면 집사는 돈을 받기는 하지만 자신의 생활이나 심지어는 인생을 희생해가면서 주인에게 충성하는

사람으로 개집사는 결국 개에게 자신의 생활이나 인생을 바쳐가면서 충성을 하는 사람이 되는 셈이다.

개가 사람에게 돈을 줄 리가 없으니 돈 대신 아양을 떨어주는 댓가를 받고 자신의 인생을 헌신하는 사람이 개집사가 되는 것이

다.

개집사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은 고양이 집사라고 부른다고 하니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다 집사라는 이

름을 붙이지는 않는지... 앵무새집사, 뱀집사, 개구리집사 등등.....

 

핵가족시대와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여 일인 가구도 많아지고 하다가 보니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가정들이 많게 되는데 주인집

은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순간 개집사나 고양이 집사로 전락을 하게 된다.

개나 고양이의 수발을 들기 위해서 자신의 생활이 희생되어야 하고 심지어는 자신의 인생까지 희생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우리 집에도 결혼하지 않은 여자아이가 프리랜서 활동을 하면서 자기 친구와 둘이 집을 얻어서 각자 고양이 한 마리씩을 키우

는 중이다. 결혼적령기(?)를 지났기 때문에 부모 입장에서는 애가 타기는 하지만 요즈음 대세가 자녀의 인생에 간섭을 하지 않

는 것이라고 하니 우리도 마음을 접고 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이번 여행을 같이 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 현재살고 있는 집에 대해서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고 등

불평을 하길래 그러면 더 좋은 집을 주선해 줄 터이니 그리로 옮기라고 했더니 좋다고 하다가 그 집은 아마도 애완동물을 키우

는 것이 어렵다고 했더니 불편하더라도 그냥 살겠다고 한다. 자신이 키우는 애완동물에게 끝까지 충성을 해야 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애완동물 때문에 결혼을 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하고 물었더니 당연히 결혼을 포기하겠다고 한다. 말인지 방구

인지...

대놓고 화를 낼 수도 없고 해서 대화를 중단하고 말았는데 개나 고양이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사람들의 생

각이 내가 가지고 있는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딸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

만 자신이 기르는 애완동물을 위해서 자신의 인생을 희생하겠다는 사람은 소위 ‘무엇이 중(重)한디’를 모르는 사람으로 사람과

동물의 가치를 동등하게 보거나 오히려 애완동물의 가치를 사람의 가치보다 더 위로 볼 수 있다는 사람들인 셈이다.

 

우리 딸을 비롯하여 주변에 보면 자신이 기르는 애완동물을 같이 길러줄 사람이 아니라면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사람들(대부분

여자들)이 있는 것을 보는데

이정도면 문제가 많은 사람들 아닌가.....

 

내가 아는 친지(여자) 중에 여행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여행을 가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데 자신이 기르는 개 때문이다. 그 개는

다른 집에 맡기지 못하는데 나이가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돌보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개가 늙어서 죽으면 여행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그러는 사이에 본인이 먼저 늙어 죽을 수도 있고 개가 죽기를 기다리다가 보면 본인도 힘이 빠져서 여행을 할 수도 없을 것이

아니냐고 하니 그래도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은 인연을 맺는 것으로 인연을 맺는 것은 쉬워도 끊기는 어렵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사정이 생긴다고 하

더라도 그 인연을 함부로 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애완동물을 키우려는 마음을 가질 때는 인연을 정리할 때의 문제까지 생각하

여야 하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애완동물이 아니면 자신이 위로를 받지 못하고 남아 도

는 시간을 어찌할 수 없는 존재인지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사람들은 살면서 애완목적으로서가 아니더라도 동물을 키우게 된다. 농사 목적이나 집을 지키는 목적 또는 식용 등으로 동물들

을 키우게 되는데 생활수단으로서의 목적이기 때문에 사고팔거나 잡아먹는데 마음에 갈등 같은 것은 없다.

그러나 애완동물 같은 경우에는 감정의 교류를 하기 때문에 한 번 맺은 인연은 소위 어느 한 쪽이 생명이 다 할 때까지 같이 하

려고 한다.

그렇지만 사람이 살다가 보면 사정이 생겨서 그 인연을 계속 할 수 없다면 매정하더라도 그 인연을 정리할 수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애완동물 때문에 불편을 감수해야 하고 인생의 중대사를 포기하는 것을 애완동물을 끝까지 책임지는 미덕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는 생각이다.

모든 생명이 귀중하다고 하더라도 동물이 인간과 같을 수는 없다. 동물은 동물이며 인간은 인간이다.

 

자신의 애완동물 때문에 경제적인 궁핍도 감수할 수 있고 불편도 감수할 수 있으며 결혼 같은 것도 포기할 수 있는 사람들은

애완동물을 인간레벨로 생각하거나 자신을 동물의 레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닌지.....

 

결혼 조건에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조건들이 추가되는 것을 보는데 종교가 없어야 한다든가 같은 종교여야 한다는가 하는 것

이 그것이고, 또 한가지가 애완동물을 키우는데 동의를 하거나 묵인을 하는 것이 조건의 하나가 되고 있다고 한다.

 

사람은 사람과의 사이에서 정서적인 교감을 하면서 위로를 주고받는 것이 정상이다. 사람과의 사이에서 이런 것을 하지 못하고

애완동물을 통해서만이 정서적인 교감이 가능하고 위로를 받는다면 그 사람은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면 안되는지...

자신이 애완동물로 위로를 받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정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집사(執事)는 자신의 인생이 없는 사람이다. 집사로 있는 한 자유시간이 없다. 개집사(執事) 또한 자신의 인생이 없기는 마찬가

지로 개집사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 자유시간이 없을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