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는 경제적인 활동을 언젠가는 그만하게 되는데 강제적으로 그만하게 되는 경우가 있고 자발적으로 그만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강제적으로 그만두게 되는 경우는 직장에서 정해진 정년이 되면 퇴직을 해야 하는 사회적 규약 때문에 자신이 원하지 않더라도
그 직장에서 나가야 한다.
물론 자발적으로 나가는 것이나 문제가 있어서 퇴직을 당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암묵적으로 정해진 내부 규정이나 사
규 또는 국가에서 법에 의해서 퇴직을 하면서 경제적인 활동을 그만두게 된다.
그중에는 퇴직하고 나서도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설프게 경제활동을 하다가 퇴직금까지 까먹는 불행한 경우를
당하는 사람도 있고 대부분은 경제활동에서 손을 놓게 된다.
그러나 직장생활이 아닌 자영업(회사의 오너를 포함하여)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원한다면 언제까지라도 경제활동을 할 수가 있
을 것이니 수명이 길어진 요즈음에는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직장을 다니다가 퇴직을 당해서 할 일이 없는 사람들보다는 더
다행이라고 수가 있을 것이다.
최근 직장을 다니는 처조카를 만났는데 회사에서 은근히 나갔으면 하는 눈치를 주는데 버티기도 그렇고 나가기도 그렇다고 고
민을 하는 것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었다. 처조카가 3형제로 첫째는 공부를 잘해서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가 쌍용에 입사했
다가 그룹이 해체되면서 중소기업에 취직을 하게 되었고, 둘째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다가 농사 관련 사업을 하면서 잘 나가는
중이고, 셋째는 공대를 나와서 삼성에 다니고 있는데 첫째와 셋째 모두 회사에서 나가라고 눈치를 준다고 한다.
둘다 먹고 사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이제 겨우 50 언저리인데 나오면 어떻게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너무 막막하
다고 한다. 그렇다고 직장을 다니던 사람들이니 사업을 다시 벌릴 째비도 못되고 그렇다고 그 많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엄
두도 안나고 하니 버틸 때까지 버티겠다는 그런 각오인가 보다.
70년대만 해도 한국남자의 평균 수명이 59.8세였고 공무원의 퇴직나이가 57~60세였었다. 그런데 정년은 연장되지 않았지만 수
명은 20년 이상이 늘어났으며 앞으로는 지금 50세는 100세를 사는 것이 흔한 일이 될 것인데 만약 100세를 산다면 50년을 더
살아야 하는 셈이다.
50년을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심각한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서 고모부(나)는 정년퇴직한지 15년이 다 되어 가는데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에 대해서 물어보길래 경제활동을 하는 것은
없지만 하루하루가 너무 바쁘게 지나가서 심심할 여가가 없다고 했더니 참으로 부럽다고 한다.
또 엊그제는 아파트 안에 있는 체육시설에서 가끔 얼굴을 보고 지내는 사람을 만나서 잠깐 쉬는 시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
면서 사업에서 손을 놓고 노후를 자유롭게 살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다고 한다.
그리 크지 않은 중소기업을 하는 사람으로 작년에도 그런 말을 하더니 지금까지 손을 놓지 못하고 있으면서 또 작년과 같은 말
을 하길래 손을 놓고 싶은 생각이 없으면서 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가 고 면박 비슷한 말을 하고 말았는데, 일에서 손을 놓
지 못하는 이유가 자신이 일구어 놓은 사업을 남에게 넘겨주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며 손을 놓고 나면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모
르겠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년퇴직한지 오래 된 줄을 아는데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가를 물어본다. 그래서 조카들에게 했던 말처럼 하루의 시간
이 너무 잘 간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그 노하우를 좀 알려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인생에 대해서 성찰을 해 본 사람과 그러하
지 못한 사람들간의 생각의 간격을 메우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그냥 웃고 말았다.
그 사람의 나이가 70이 넘은 나이로 아직도 20~30년은 더 살아야 하는데 몇 달을 일에서 손을 놓고 쉬어 봤더니 견딜 수가 없
더라는 것이다.
놀러 다니는 것도 한 동안이고 맛있는 것을 먹으러 다니는 것도 한동안으로무엇을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 나이가 되면 부인 꽁무니를 쫓아다니면 황혼이혼을 당하기 십상이지만 혼자 노는 법을 모르겠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서 경제적으로의 노후는 준비를 열심히 하는데 남은 인생의 시간에 대해서는 준비를 하지 않는
다. 사실은 경제적인 것보다 남은 인생의 시간의 준비가 더 중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부분은 생각을 해 본 적이 없거나 중
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여 간과를 하고 만다.
사람의 일생을 시스템적으로 생각을 해 본다면 태어나서는 부모님의 보살핌 아래 세상을 살아갈 준비를 하는 기간이 있는데 서
구 문화권에서는 고등학교 까지이고 동양문하권에서는 대학교까지이다.
그 기간이 지나면 사회로 나가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가정을 이루고 부모가 그랬던 것처럼 자녀를 양육하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서 경제활동을 하는 기간을 거치게 된다..
경제활동을 하는 기간을 지나게 되면 자녀의 양육과 경제활동에서 해방을 받고 비로소 자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기간을 가
지게 되는데 그 때가 정년 이후가 되는 셈이다.
인간의 수명을 90년으로 잡는다면 25년 정도는 준비를 하는 기간이고 25~35년까지는 가정과 경제를 책임지는 의무를 해야 하
는 기간이며, 60세 이후 30년까지는 모든 것에서 해방을 받고 오로지 자신만의 인생을 살 수 있는 기간이다. 그러므로 정년 이
후의 기간은 사실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황금 같은 기간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그런 기간을 어떻게 해야 할 줄을 모르고 막막함을 느낀다면 그 사람은 인생 곧 인간의 일생의 흐름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사람은 호기심과 욕망의 동물로 어렸거나 젊었을 때는 인생을 준비하는 것 때문에 인생을 즐길 수 없었고, 인생의 중반에는 인
생의 의무를 수행하느라고 인생을 즐길 수 없었으니, 살아오면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버킷리스트 같은 것이 있었을 것이고 자
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면, 준비하고 사회를 책임지던 60년 기간 동안 마음 속에 품고 있었더라면 정년 후가
막막한 것이 아니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졌을 것이 아닌가......
정년 이후가 경제적인 문제가 아닌 무엇을 해야 하나로 막막하거나 두려운 사람은 경제적으로 안정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인
생을 잘 살았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60에 정년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 90까지 산다면 20여 년 정도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사회 안에 어울려 살아가는데 별 어려
움이 없겠지만 80이 넘어가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져서 원만한 사회생활을 하기가 쉽지 않는 것이 보통 사람
들의 모습이다.
내가 다니던 산악회 회장도 70대 후반까지는 산을 날아다니던 사람이었는데, 코로나 이후 산악회가 중지되면서 나는 만나보지
못했지만 회장을 만난 사람에게 듣기로 팍삭 늙어서 산을 아예 타지도 못한다고 한다. 이제 갓 80이 넘었는데 그 사람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80이 넘으면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체력이 떨어지고 건상이 나빠지면 인생을 즐기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삶이 될 것으로 적극적인 삶이 아닌 살아지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인생의 행로일 것이다.
노후를 생각하고 준비한 사람들도 자신이 건강이 나빠지는 80이 넘은 이후에 죽을 때까지 90세가 될지 100세가 될지 모르는
그 기간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을 하거나 준비를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을 본 적도 없고 준비를 하는
사람을 본 적도 없다.
자신이 거동을 하지 못하게 되면 요양원에 간다는 생각만 하지 요양원 이후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 보지 않는 것 같다.
정년을 하고 그래도 건강한 동안인 20여 년 동안에 하고 싶은 것들이 무엇인지를 모른다면 걱정만 하지 말고 자신이 참으로 잘
못 살아왔다고 생각하고 지금이라도 열심히 생각해서 하고 싶은 것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인생이 요양원에서 사람다운 삶을 살지 못하고 인생을 마감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것은 더 중요할
것이다.
인간이 축복 속에 태어나서 요양원에서 그렇게 비루(鄙陋)하게 죽는 것은 비극적이 일이 아닌가.....
왜 인간의 삶이 끝이 그런 모습으로 끝이 나야 하는가.....
이런 모습은 인간이 원하는 모습도 아니고 설령 신이 있다면 신이 원하는 모습도 아닐 것이 아닌가...
'세상을 잘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결혼보다 더 중요하다는 개집사(犬執事)...온전한 정신이라고 해야 하나?? (0) | 2022.10.31 |
---|---|
코로나 기간에 죽은 사람은 억울하지 않을까.....코로나에 동양인이 서양인보다 더 약한가?? (0) | 2022.10.27 |
100세에 가까운 노인을 대하는 딸의 입장과 모시는 며느리의 입장은 다르지 않을까? (1) | 2022.10.15 |
백신을 거부했는데 코로나에 걸려 사경을 헤맨다는 지인의 소식을 듣고 (0) | 2022.01.29 |
짜증스러운 돼지들...나폴레옹 같은 (0) | 2021.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