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잘 살아가는 이야기

나는 나쁜 남편?......봉사활동을 그만 두게 하였으니...

뿅망치 2020. 8. 1. 17:28

나는 어떤 일이나 사건 현상 등에 대해서 눈에 보이는 것만 보기보다는 본질을 보는 것을 좋아하고 근원

적인 것에 대해서 생각하기를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게 되기도 하지만 어떤 사건이나 사안에 대한 관점이 달

라지는 경우도 많아지게 되는데 처음에는 그 부분으로 언쟁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어색해지기도 했

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 사람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이야기해 보았

자 이해를 할 수 없는 부분도 있고 견해가 좁혀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와 비슷한 문제로 집사람이 하는 봉사활동을 그만두게 된 일이 있었다.

 

15년 전쯤의 일로 집사람은 정신지체아들 시설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였었다.

봉사활동은 분명히 좋은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권장이 되어야 하는 일이 맞고 그런 활동을 한다면 격려

를 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대화를 하는 도중에 정신지체아 아동들과 몇 시간 동안 생활을 하면서 그들의 순수한 얼굴과 눈

동자를 보고 오면 정신이 치유를 받는 것처럼 자신의 마음도 맑아지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 수고를 하는 것이니 당연히 보람을 느끼는 것이 맞다. 그렇지

만 그들의 순수한 모습에 자신도 정화(淨化)가 되는 느낌을 받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하고 말을 하였더

니 왜 그런 말을 하는가 하고 묻는다.

 

그래서 당신도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 있으면서 그들을 부모의 입장에서 한 번 바라본 적이 있는

가고 물어 보았다.

만약 부모의 입장에서 본다면 정신의 성장이 멈춘 자녀의 해맑은 모습을 보면서 부모가 마음이 정화가

되겠는가?

 

그런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은 처절할 것이며 자신이 돌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죄책감, 그리

고 자신이 죽고 난 다음에 남겨질 그런 자녀를 생각하면 살아 있어도 살아 있는 것이 아니지 않겠는가...

 

말을 하지 못한다.

 

아직 부모가 되지 못한 사람이라면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이미 부모가 된 입장이라면 부모의 입장

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것이 맞고 부모의 심정으로 그들을 대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을 만나고 오면서 마음이 깨끗해졌다는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그 이면까지 보지 못한다는 것인 셈이다.

 

그 후로는 그들을 보는 것이 너무 힘이 들어서 볼 수가 없다고 하여 그만두게 되었는데,,,,

정말 훌륭한 인격이나 성품을 가진 사람이라면 마음의 아픔을 극복하고 봉사활동을 계속했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하지 말았어야 하나 하고 생각도 했지만, 알 것은 알아야 하고 계속하고 안 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기 때문에 그때 그렇게 말을 한 것에 대해서 후회는 하지 않는다.

 

전에 이곳 카페에서 장애인 부부가 장애인을 낳아서 기르는 문제의 어려움이 매스컴에 거론된 적이 있

었는데 그 기사를 보고 부분에 대해서 언급을 한 적이 있었다.

 

장애인부부가 결혼을 하는 것까지는 문제가 없지만 자녀를 낳는 것에 대해서는 고려를 해 보았어야 하

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글의 내용이었다.

유전에 따라 다르겠지만 심각한 유전적 장애를 가진 장애인이 자녀를 낳으면 그 자녀는 부모와 같은 장

애인이 될 확률이 거의 100%에 가깝다. 그러므로 결혼해서 같이 살기는 하되 본인들을 위해서 또는 자

녀를 위해서 자녀는 낳지 않는 것이 더 좋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장애인들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는데 자녀를 낳지 못하게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면 비난을

하여서 결국 글을 내리고 말았다.

만약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부모라면 자신이 당하는 고통을 자녀에게 대물림하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고

당연히 자녀를 낳지 않으려고 했을 것이다.

 

자신이 장애인으로 살면서 어떤 고통을 당했으며 부모나 형제들 그리고 사회의 얼마나 큰 부담이 된다

는 것을 생각한다면 자녀에게 그런 삶을 살게 하지 않는 것이 정상적인 부모일 것이다.

자신이 죽고 나면 그 자녀는 누가 돌 볼 것이며 그 자녀는 얼마나 어렵게 살아가겠는가...

 

어렸을 때 우리 동네는 아니지만 이웃 동네에 지능이 많이 모자라서 나이가 30이 넘어서도 자기 어머니

의 치맛자락을 붙들고 다니는 남자가 있었다. 간단한 대화 정도는 하지만 지능이 어린아이 수준이어서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중학교 이후 고향을 떠나면서 수시로 집에 가기는 했지만 그 사람에 대해서 잊고 지내다가 어떤 계기로

어머니에게 그 사람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그때가 세월이 40여 년이 지나고 난 뒤였었는데 얼마 전에 죽었다고 하며 70이 넘게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어머니가 죽으면서 아들 걱정을 그렇게 많이 하고 죽었다고...

자신이 죽으면 누가 돌보겠는가......

 

장애를 둔 부모의 소원이 무엇인가 하면 자신이 장애를 둔 자녀보다 하루를 더 살다가 죽는 것이라고 하

는데 그 자녀가 세상에 버림받을 것을 걱정을 해서이다.

 

나는 지금도 그때 내 글의 내용에 대해서 그렇게 비난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가 없다....

행복해질 권리가 있는 것은 맞지만 그 행복 때문에 또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자녀는 어떻게 할 것인

.....

 

어린아이에서 지능이 멈추어진 어른들을 보고 영혼의 순수함에 대해서 감명을 받는 것이나, 장애인부부

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기 때문에 자녀를 낳는 것에 대해서 찬성을 하는 것은 견해의 차이라기보다는 누

군가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때문일 것이다.

 

성장이 멈추어진 그들을 보면서 마음을 정화를 하거나 그들의 행복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

다면 장애 당사자들이 아닌 부모나 그들 자녀의 고통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을 해 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