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을 위한 글

수명(壽命)에 대한 소고(小考) .... 14. 자살을 보는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자살이 다 나쁜 것은 아니다)

뿅망치 2020. 9. 8. 12:04

자살이지만 자살이 아닌 자살도 있다.

 

요즈음 자살 사이트에서 만난 사람들이 동반자살을 하는 등 말들이 많은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살한 사람에게 동정을 하기보다는 비난을 한다.

특히 종교계에서는 자살은 죄 중에 가장 큰 죄의 하나로 여기는 바 모든 종교에서는 자살을 엄격히 금하

고 있다.

 

자살의 의미는 말 그대로 스스로 그만 살기로 작정하고 목숨을 끊어버리는 것이라고 볼 때, 목숨이 자기

에 속한 것이라면 그만 살고 싶을 때 그만 살고 죽는다 하여 남들이 무어라고 비난할 필요는 없다.

만약 그 사람이 가족이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경제적으로 도덕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을 회피하고

죽음의 길을 택했다면 그 책임을 회피한 부분에 한해서이다.

 

그런데 왜 종교에서나 사람들이 자살을 죄악시하게 되었으며 그 자살로 보는 기준은 무엇이며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자살로 보는 기준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자살은 자살이지 자살로 보는 기준은 무엇인가하고 의아하게

생각할 사람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기준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를 자살로 볼 것이냐의 문제다.

그것의 한계를 정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한 번 생각해 볼 수는 있다.

 

스스로 죽는 동기에 대해서 여러 가지 예를 들어볼 수 있다.

 

첫 번째 타인을 위해서 스스로 죽는 경우이다.

 

알파니스트들이 등산을 하다가 조난을 당해서 한 자일에 여러 사람이 달려있어서 다 같이 죽게 생겼을

, 마지막에 있던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해서 스스로 자일을 자르고 산 아래로 떨어져 죽었다면 스스로

죽음을 택했으므로 부득이한 자살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그것도 자살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인지?

 

지금에는 그런 일이 없겠지만 옛날이나 전쟁 등 특수한 상황에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로, 식량이

부족해서 손자들이 먹을 것이 없을 때 노인들이 스스로 집을 나가 산으로 들어가서 굶어 죽었다면 이도

분명히 스스로 선택한 죽음이므로 자살이라고 보아야 할 것인데 이것도 자살로 볼 수 있는지?

 

두 번째는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자살하는 경우이다.

 

옛날에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지금도 전쟁이 일어나면 점령지의 여자들이 제일 먼저 희생을 당한다.

조가 있는 여자들이 몸을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 자결을 했다든지 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전쟁에 패한 군인이 패전에 대한 책임으로 자결을 하거나 어떤 사람이 명예를 지키기 위하여 자결을 하

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세 번째는 목숨의 연장이 의미가 없어서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이다.

 

죽을병이 들어서 살아날 가망이 없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치료를 한다면 목숨은 더 연장되지만, 고통

도 같이 연장될 것이므로 스스로 치료를 거부하여 더 일찍 죽게 되었다면 그도 자살의 범주에 들어가야

하는지...

 

네 번째는 피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죽음을 선택하는 경우이다.

 

또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서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는 환경(채무로 인한 협박이나 사창가로 팔려나가는

환경)으로 몰려서 어쩔 수 없이 죽음의 길을 택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고

 

다섯 번째는 책임을 회피하거나 의미 없는 죽음이다.

 

인생에 회의를 느끼거나 사는 것이 재미없다고 생가가여 목숨을 하챦게 여겨 그냥 죽는 사람들로 비난

받아 마땅한 그런 죽음이다.

 

우리가 남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 그 죽음은 아름다운 희생이라고 미화가 된다.

그리고 어떤 현실을 도피하기 위하여 죽음을 택한다면 그 죽음은 비난의 대상이 될 것이다.

 

위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죽음은 다른 사람을 위하여 죽은 것이므로 그 죽음은 자살임에도 분명하고 미화가

될 것이다.

 

세 번째 죽음은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가치관과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죽은 것은 결국 자기를 위

해서 죽은 것이 아닌가.

 

네 번째 죽음도 그 상황이 이해는 가지만 종교적으로 용납이 안 된다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다섯 번째는 누구에게서나 비난을 받는 죽음이다.

 

그렇다면 어디까지를 비난을 해야 하고 종교적인 입장에서 어디까지를 죄로 보아야 하나?

 

위의 내용은 자살의 동기에 대해서 생각해 본 것이고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가 있다.

적극적으로 행동을 해서 죽는 경우가 있고 행위를 하지 않으므로 인하여 죽는 방법이 있을 수 있을 것이

.

만약 어떤 행위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서 죽으면 그것은 어떻게 되는가?

사람은 숨을 안 쉬면 5 분이 못 가서 죽는다.

물이나 음식을 먹지 않아도 10 일이나 40 일정도 지나면 죽는다.

 

영국 북아일랜드의 벨파스트는 신교와 구교의 갈등으로 인하여 영국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되어

서 끝없는 피와 보복의 역사를 되풀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북아일랜드의 젊은이들이 감옥에서 죽음을 각오하고 단식으로 저항을 하면서 54일을 버티

다가 죽기도 했다. 그는 자살했는가?.

 

사람이 다쳐서 피를 많이 흘려서 수혈을 받지 않으면 죽을 것이 분명한데도 어떤 신념에 의하여 수혈을

거부하고 죽었다면 이 또한 자살인가?

 

고통스런 불치의 병에 걸린 사람이 그 고통을 피하려고 치료를 거부하고 보다 일찍 죽었다면 그는 자살

한 것인가?

 

앞으로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사는 것이 죽는 것만 못한 사람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다.

지금도 길거리에 노숙자들이나 버림받는 노인들이 많은데 고령화 사회가 되면 될수록 국가나 사회단체

에서 그들을 다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할 때가 그리 멀리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늙고 병들었으나 의지할 데는 없는데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고통이 가중 된다면 그 고통을 끝내기 위해

서는 달리 택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그 비참함을 견딜 수 없어서 죽었다고 해서 그도 자살한 것이 되어 죄가 될 것인가?

 

종교인들은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도 목숨은 하늘로부터 온 것이기 때문에 인간이 스스로 죽는 것은 하

나님에게 범죄 한 것으로 간주한다.

 

자살은 정말 죄가 되는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행위는 희생으로 거룩한 자살이다.

예수님이 스스로 죽음의 길을 택해서 십자가를 진 것 같은 것처럼

 

 

 

2002.6.7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