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손아래 친척 가운데 목사를 하다가 지금은 하지 않고 다른 생업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불교에서 운영하는 템플스테이
(명상센터)에 다녀왔다고 하여 만나서 대화를 한 적이 있었다. 기독교인이 타종교 시설에서 운영하는 시설에 다녀 온 셈이다.
본인은 그런 생각이 없었는데 자녀들이 티켓(?)을 끊어 주어 며칠을 다녀 오게 되었다고 하여 그곳에서의 생활과 어떤 도움이
되었는가에 대해서 대화를 하게 되었다.
요즈음은 템플스테이나 수련원 그리고 명상센터 등이 비슷한 역할을 하는 곳으로 전에는 자기네 종교인들을 수양하는 곳이었
으나 지금은 외부인들도 수용하면서 소위 힐링을 하는 곳으로 본래의 목적과는 다르게 운영이 되고 있는 중이다.
템플스테이에서는(다른 곳도 마찬가지일 것임) 불교의 교리가 아닌 명상의 유익함에 대한 강의를 듣게 하고 세상에서 살면서
일어나는 번잡하고 복잡한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하여 마음의 평안을 얻도록 하게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어떤 규칙을
특별히 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지내도록 한다고 한다.
그곳에 온 사람들은 그 안에서 좋은 말씀(?)만 듣고 평안한 생활을 하며 바깥세상에서 생활하면서 오는 여러 가지의 스트레스로
부터의 차단이 되고 해방이 되기 때문에 만족할 정도로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 기간 동안은 행복할지 모르지만 살아온 자신을 뒤돌아보고 잘못된 것을 반성하면서 고쳐나가는 너무 짧은 기간으
로 어떤 기대를 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하며 자신은 바쁘게 살았는데 그곳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다가 왔다고 한다.
템플스테이나 명상센타를 찾는 사람들도 여러 부류가 있을 것으로 그곳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르고 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명상을 통해서 자신의 자아(自我)를 찾기 위해서 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현실에서 너무 힘이 들기 때문에 그곳에서 휴식 겸
안식을 얻기 위해서 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또 다른 목적으로 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곳에서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얻는다는 것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사실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왜 그런가
하면 짧은 기간 안에 평생을 살아온 생각이나 행동의 습관을 바꾸기가 쉽지 않으며, 설령 그 안에서는 바뀌어진 것 같다고 하더
라도 세상 밖으로 나오면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갈 가능성이 거의 확실할 것이기 때문이다.
속담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생각의 습관이건 행동의 습관이건 습관이라는 것이 하루 아침에 바뀌지도 않고 바
뀐다고 하더라도 제자리로 되돌아가려는 힘 때문에, 소위 뼈를 깎는 각오를 하지 않으면 습관은 바뀌지 않는다.
자신의 잘못된 생각이나 잘못된 행동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힘들다고 생각한다면 그런 곳이 아닌 자신이 생활하는 환경 가운데
에서 행동을 고쳐 나가야만 인생이 힘이 들지 않게 될 것이고, 또 자아(自我)를 찾고 싶다면 마찬가지로 그런 곳에서가 아닌 살
아가는 생활 가운데서 시간을 내어 명상을 하는 습관을 통해서 찾아가는 것이 올바를 것이라는 생각이다.
평소에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명상센타 같은 것이 필요 없다. 구태여 명상센터 같은 곳을 통하지 않
더라도 생활 자체가 명상센타 안에 있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이런 것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은 명상센타 같은 곳에
가서 깨달아 오는 것이 있더라도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아무 것도 남아지는 것이 없어지게 된
다.
그리고 삶 때문에 받는 고통에서 해방 받고자 그 안에서 휴식과 평안을 얻기 위해 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렇게 가는 것도 별
의미가 없는 것이 그 기간이 지나면 다시 복잡한 생활로 복귀를 하게 되고 삶의 고통은 그대로 계속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그 짧은 기간은 잠깐의 현실도피일 뿐 근본적으로 삶의 고통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명상센타나 수련원 같은 곳에 가는 것이 전혀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극곳이 자신의 근본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곳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면 구태여 그곳을 가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같이 이야기를 하던 친척도 그곳에 가면 저절로 행복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환경이 좋다고 하며, 좋은 식사에 아무런
간섭도 없는 자유시간이 있어서 그냥 푹 쉬면서 육신의 피로를 풀고 왔다고 한다. 불교사찰에서 하는 명상센터(템플스테이)로
며칠 쉬는 비용으로는 좀 비싼 편이었다고 자신도 목사를 했지만 돈을 참 쉽게 버는 것 같다고 하면서 자신도 현역에 있을 때
자신도 이런 것이나 한 번 해볼걸 하면서 같이 웃기도 했었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이 있는데.....
주변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갔다 온 사람과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더러 보는데 나는 다녀온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물어보는
것이 있는데 다녀오기 전과 다녀오고 난 뒤에 무엇이 달라졌는가를 묻는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프랑스의 Saint-Jean-Pied-de-Port에서 스페인의 Santiago de Compostela까지 782km를 걷는 것으로 산티
에고콤포스텔라는 예수의 열두제자 중의 한사람인 야고보(Saint James)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순례의 유래가 시작 된 것은 서
기 800년 년 경에 야고보의 무덤이 발견되었는데 이 소식을 듣고 피레네산맥에 있던 아스트리아스왕국의 알폰소 2세가 무덤을
찾아오게 된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한다.
아마도....
알폰소 2세가 800km나 되는 그 먼 길의 야고보의 무덤까지 간 것은 자신의 왕국이 이슬람왕국과 맞대고 있었기 때문에 이슬람
의 이슬람의 위협을 성인(聖人)의 힘을 빌려 나라를 보존하기 위해서 갔을 것이며, 단순히 성인을 추모하기 위험을 무릅쓰고 그
먼길을 가지 않았을 것이니 결국은 정치적 행위였던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후 기독교인(가톨릭)이 순례를 가기 시작했고 계속 어어 오다가 1492년 이슬람세력이 이베리아반도에서 물러나면서 순례의
필요성(정치적 목적)이 사라지면서 순례를 하는 사람이 없어지다시피 하였다고 하며, 1982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산티에고
를 방문하면서 다시 순례가 활성화가 되었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 순례에 참여하게 된 것은 ‘연금술사’와 ‘순례자’를 쓴 파울
로 코엘료의 순례자의 소설을 읽고 나서부터라고 한다.
산티에고 순례의 길을 가는 사람들은 기독교인(가톨릭+개신교)들이 많지만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도 가는 사람들이 있고, 방
송에서 연예인들이 예능을 통해서도 가는 것을 보기도 한다.
나도 여행을 좋아하다가 보니 여러 곳을 중동을 빼고는 거의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이 돌아다녔는데 여행을 하는 목적은
경치를 보는 것도 물론 있지만, 그곳은 어떤 종교가 지배를 하고 있고 거기에 사는 사람들은 그 종교 아래 어떻게 살아가고 있
는가를 보기 위해서이다.
기독교인들이 신앙심을 돈독히 하기 위해서 순례길을 가는 것은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을지 모르지만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
이 그 순례길을 가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들이 순례의 길을 가려고 하는 이유가 합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순례 기간을 통해서 자신을 되돌
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서이고 고민거리와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는 그런 것들이 고리를 끊어보고 싶어서라는 말을 듣게 된
다.
비기독교인의 입장에서는 순례가 아닌 그냥 트레킹으로 40일간의 긴 트레킹을 통해야만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고 고민거리와
고통거리를 해소할 수 있는 길을 찾는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는 일이다.
자신을 뒤돌아보려면 현재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도 얼마든지 뒤돌아볼 수 있고 고민과 고통에서 해방 받을 수 있는 돌파구를
찾는 것도 자신이 처한 현재의 자리에서 찾을 수 있는 것 아닌가....
현재 자신이 머무르고 있는 자리에서 해결하지 못한다면 순례의 길을 백번 천번을 가도 자신의 자신이 바라는 것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순례의 길을 통해서 자신을 뒤돌아보고 고민과 고통에서 해방의 길을 찾고자 하는 것과 명상센터나 템플스테이, 수련소 등에서
그 길을 찾고자 하는 것은 같은 맥락이기 때문에, 순례의 길을 떠나서 어떤 것을 깨달아왔다고 하더라도 돌아와서 현실의 벽에
부딛치게 되면 거기에서 깨달았던 것은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게 되며 그 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다.
그래서 평소에 자신을 되돌아본 적도 없고 인생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도 없는 사람이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 순례의
길을 떠나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가지 못하게 설득을 하는 편이다. 거기서는 얻을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설령 얻었다고 하더라
도 유지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을 설명하고 그래도 꼭 가고 싶다면 가야 하는 합당한 이유를 스스로에게 설명해 보고
떠나라고 한다.
평소에 공부하는 습관이 되어 있지 않은 학생은 공부방을 별도로 만들어주거나 아무리 좋은 참고서를 사 준다고 하여도 공부하
는 습관이 들여지지 않는다면 공부잘하기는 틀렸다는 것을 우리는 다 안다.
좋은 공부방과 좋은 참고서가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주지는 않는 것처럼 평소에 인생의 본질(뒤돌아보기와 고민과 고통의 해결
등...)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명상센타나 순례의 길을 다녀 오더라도 달라질 것은 없다. 그곳이 습관을 길러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혀 무용하다는 것은 아니다....다만 목적을 달성할 수가 없다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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