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37편은 기원전 6세기 경 유대민족이 바빌론의 포로가 되어 비참한 상황을 바빌론 강가에서 시온을 생각하고 울면서
자신들이 민족을 버린 하나님에게 다시 돌아가게 해 줄것을 애원하면서 자신들에게 수치를 준 그들에게 복수를 다짐하는
내용이다.
3.5일 내장사의 대웅전이 그 사찰의 승려가 방화를 하는 바람에 전소가 되었다. 지금까지 사찰의 화재는 전쟁통에 불에 타거나
누전 같은 사고 또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에 의해서 방화가 되는 경우였지만, 승려가 방화를 하였다는 것은 지금까지 들어 본
적도 없는 사건으로 아마도 불교 역사 2,500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그것도 수행중이라는 승려라니...
수행을 몇 년이나 했는지 모르겠지만 나이가 53세라고 하는 사람이 전입을 와서 왕따를 당했다고 그것이 분해서 술을 먹고 대
웅전에다 방화를 했다고 하는데 이런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는가....
절에서 승려가 되어 수행을 한다는 것은 출가(出家)를 한 사람으로 대단한 결심을 하여 승려가 되었을 것인데 자신이 모시는
부처님을 불로 태워 버린단 말인가.....
사찰도 사람이 사는 곳으로 별별 사람도 다 있을 것이며 따라서 별별 일도 다 일어날 수 있고, 심지어는 이권이 걸린 주지 임명
의 문제로 살인사건까지 일어나기도 했었다. 그런 일도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이번의 사건은 그 전의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
던 다른 사건과는 본질이 다르다.
대웅전 안에는 부처님들이 모셔져 있는데 대웅전에 방화를 한다는 것은 부처님까지 불에 태워버리는 훼불(毁佛) 사건으로 천
주교인이 성당에 불을 질러 예수님 상이나 성모상을 불태워버린 사건과 같은 맥락이다.
같은 구약성서를 믿는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는 서로의 교회를 파괴하였는데, 이는 종교가 다르기 때문에 타종교를 파괴하
는 것이 자신들이 믿고 있는 신에게 충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이런 행위 자체도 현대에서는 용납이 되지 않겠지만
그런 행위가 종교적인 신념을 수행하는 것의 하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스스로 정당성을 부여하였고 양심에 거리끼지 않았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신앙인들은 자신이 믿고 있는 종교시설을 스스로 파괴하는 일은 없다.
이번 방화사건을 그냥 어떤 한 승려의 개인적인 행위라고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 승려가 수행자의
입장에 있는 승려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수행의 본질에 대해서 더 나아가서는 종교의 본질에 대해서까지 회의(懷疑)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수행을 하더라도 술을 먹고 방화를 할 수 있다면 수행의 목적과 결과를 의심할 수 밖에 없게 되는데, 왜 그 승려는 승려가 되려
고 했는지, 그 승려의 본성이 처음에는 어떠했었는데 수행을 통해서 어떻게 변화가 되었는지, 수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감정
조절이 되지 않는 것이나 술을 먹는 것을 그만둘 수 없는 것인지.... 등 등
출가하여 불교에 귀의한 사람이 수행하는 목적은 생노병사와 인간들과의 인연으로 시작되는 고통 들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
일 것인데. 이번의 승려뿐만 물의를 일으키는 승려들이 속가(俗家)인만도 못하다면 출가한 의미나 수행을 하는 의미는 찾아볼
수가 없게 되는 것이 되고 만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독실한 불교 신자들은 방화의 당사자가 승려라는 사실에 분노보다는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
리고 평소에 종교의 본질에 대해서까지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자신의 종교 자체에 대해서도 회의를 해 보았을 것이고......
부처님은 사찰을 보호해 주는가? 아니면 보호해 줄 수 있는가?
부처님이 사찰을 보호한다면 승려가 불을 지르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막을 수는 없었는가?
누군가가 발견하도록 하여....
이렇게 생각하는 순진하고 독실한 불교인들은 아마도 이런 생각을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종교의 역사를 보면 힘이 있는 민족이나 국가가 믿는 종교에 의해서 그렇지 힘이 약한 민족이나 국가의 종교는 파괴가
되어 왔었던 것이 종교의 역사이다.
인도는 수천년의 역사에서 힌두교에서 불교, 불교에서 이슬람, 이슬람에서 기독교, 그리고 다시 힌두교로 돌아 왔는데 인도의
불교 유적은 힌두교와 이슬람에 의해서 철저하게 파괴되어 땅속에 묻혀 버렸다. 그리고 스페인의 기독교 유적은 이슬람에 의해
서 파괴가 되었고 이슬람이 퇴패 하면서는 기독교에 의해서 이슬람의 유적은 파괴가 되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솔로몬 성전도 이슬람에 의해 파괴되어 그 자리에는 이슬람사원이 들어서 있다.
이런 역사를 보더라도 자신들이 받드는 신이나 신앙의 대상은 인간의 역사에서 어떤 힘을 발휘하여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
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사람들은 자신들이 믿고 있는 종교나 신앙의 대상이 자신도 구원하고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고 굳세게 믿고
있는데 결국은 상처를 입는 것으로 끝이 나게 되는 경우가 많게 되는 것이다.
전쟁의 패배 등으로 자신들과 자신들의 종교가 소위 이교도들에게 비참한 지경을 당하게 되면, 자신과 자신의 종교를 지켜주지
못한 신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기 보다는, 그런 상황을 신이 자신들을 강하게 하기 위해서 시련을 준 것이라고 합리화를 하며
그 고통에서 곧 자신들을 구원해 줄 것이라고 라고 믿는 것 등이 이런 경우이다.
유대민족이 바빌론의 느부갓네살에게 포로로 갔을 때, 그리고 2차 대전 유대인 6백만 명이 독일의 가스실에서 죽어갈 때 그들
은 그렇게 믿었었고, 타종교에 의해서 살해를 당했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죽어갔었다.
이번 화재사건을 보면서 왜 부처님은 이런 방화사건을 막지 않았을까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면, 그는 참으로 순진한 사람으로
종교의 역사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인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종교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사람이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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