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는 누구도 이런 고통에서 도망칠 수 없다.
우리는 이런 상황에 직면하는 것을 불편한 진실에 직면하는 것이라고 한다.
매스컴에 치매를 앓고 있는 우리나라 노인들의 숫자가 백만이 넘는다고 한다. 그리고 그로 인해서 고통을 받고 있는 숫자가 5백만이라고 한다.
고통 받는 숫자를 5백만이라고 한 것은 치매를 앓는 당사자와 그 가족들을 4명으로 계산한 숫자일 것이다.
100만이라는 숫자를 그냥 간단하게 통계를 내어 본다면 우리나라(남한)인구의 1/45이며
9가구당 한 명꼴이다.
치매환자가 정말 이렇게 많은가 하고 인터넷을 뒤졌더니 2007년도 치매환자 숫자가 40만 정도 된다고 하며 그로 인해서 3조원이라는 비용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리고 더 충격적인 것은 우리나라가 치매환자 증가율 세계 1위라고 한다.
믿지 못하겠으면 인터넷을 검색해 보시도록.
OECD 국가 중에 1인당 세금 부담률 증가율이 1위라고 하는데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서민들의 부채증가율도 아마 세계 1 위를 할 것이다.
만약 이런 통계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만약 있다면 이것도 세계에서 1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중산층이 빈민으로 추락하는 증가율, 주부들이 탈선하는 증가율(생계형?을 포함하여) 같은 것.......
쩝..
현재 치매환자(중증과 경증을 포함하여)를 100만으로 본다면 10가구당 한 명이니 결국 노인 10명당 한 명은 치매환자라는 이야기이가 된다.
앞으로 그 비율이 높아진다면 5명 당 1명이 치매환자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며 그 말은 자신이 치매에 걸릴 확률이 20% 를 상회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치매하면 할머니를 연상하게 되는데 그것은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체질적으로 치매가 더 잘 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남자보다 오래 살기 때문일 것이다.
주변의 친구들을 보더라도 친구들의 아버지가 치매로 돌아가시는 것은 보지 못했으나 어머니가 치매로 고생하다가 돌아가신 경우가 절반이 넘는다.
그것을 보더라도 치매는 수명과 관련이 있고 여자가 남자보다 더 오래 살게 될 것이니 치매는 여자들(할며니)의 병이라고 인식되는 것이 이상할 것도 없으며, 앞으로 의학이 발달하여 치매에 대한 예방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모르지만 이런 증가추세로 간다면 여자들 두 명 중에 한명은 치매환자가 될지도 모른다.
누구나 본인이나 자손들이 고생하지 않게 치매 같은 무서운 병에 걸리지 않고 곱게 죽기를 바라겠지만, 통계상으로 볼 때 오래 살면 오래 살수록 치매를 만날 확률이 높아지므로 행복한 미래보다는 두렵고 고통스러운 미래를 만나게 된다.
술자리 같은데 가면 건배를 할 때 ‘구구팔팔 일이삼’ 하고 건배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들어 본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하루 이틀 앓다가 죽자 라는 것이다.
그러나 통계상으로 볼 때 그 꿈이 이루어질 확률은 아주 낮다.
치매가 얼마나 무서운 병인가 하는 것은 새삼 거론할 필요도 없을 것이나 치매는 다른 병과 다르게 치매로 인한 모든 고통이 가족에게 전가되는 병이다.
당사자야 정신이 온전하지 못하므로 본인이 병을 앓고 있는지조차도 모르나, 가족은 경제적인 부담뿐만 아니라 정신적, 육체적부담을 고스란히 떠맡아야 하므로 집안에 치매환자 한 사람이 있게 되면 경제적으로 고통 받는 것도 힘들지만 전체 식구들의 생활자체가 엉망이 될 수밖에 없다.
요즈음 같은 핵가족 사회에서 식구들 모두가 돈을 벌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집안에 치매환자가 발생되는 것은 가족의 입장에서는 쓰나미나 지진을 만다는 것 큼이나 치명적이다.
각종 통계를 보더라도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치매환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하니 그 쓰나미를 피할 수 있는 행운을 쉽게 잡을 수는 없을 것이다.
치매는 한 가정이 감당할 수 있는 병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공감대가 이루어져 국가에서 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겠지만 여러 가지 문제들로 인해서 그 대책이 수립되어 개인에게 혜택이 돌아오려면 아직 얼마나 많은 시간이 더 흘러야 하는 것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므로 그 대책이 세워질 때까지는 대부분이 개인이 감당할 수밖에 없다.
치매에 걸린 부모를 버리는 사람들도 있었고 부모를 살해한 경우도 있었으며 심지어는 부모를 간호하다가 견딜 수가 없으니 동반자살을 한 경우도 있었다.
전에는 치매 때문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을 뉴스에서 접하면서 그 문제를 야기 시키는 자식들에 대해서 비난을 하였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난보다는 동정을 하는 편이다.
오죽했으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까하는 생각과 자신의 입장을 생각해 보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식은 부모를 사랑하게 되어 있고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정신적으로 온전하지 못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본능적으로 부모에게 효도를 하게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도를 하지 못하는 것은 여건이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일 뿐이다.
자식에게 잘 해주지 못한 부모가 항상 마음에 짐이 있는 것처럼 부모에게 효도하지 못하는 자식도 짐이 있기는 마찬가지일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는 나이가 들면 자식에게 부담이 된다.
그 자식이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하다면 그 부담은 더 가중된다.
거기에다 치매 같은 것이라고 걸려서 오랜 기잔 동안 살아 있다면....
어느 부모라도 자식에게 부담을 주면서까지 오래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나 생노병사를 자신의 뜻대로 하는 누가 있겠는가.
84살이 나는 어머니도 제일 큰 걱정이 혹시 치매로 자식들 고생시키지 않을까 하는 것이니 어느 부모나 다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자식이 부모를 모시지 못해서 걱정하는 문제나 부모가 자식에게 부담이 되어서 걱정하는 문제는 미래에는 할 수도 할 필요도 없게 될 것이다.
아무리 부모라고 하더라도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개인이 부양할 수가 원천적으로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때는 다가올 미래의 이야기이고 지금 당장 코앞에 닥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는 것이니 현재도 치매를 비롯하여 부모님의 질병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치매 같은 경우에는 집에서 모시고 돌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요양원 같은 곳에 모시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으로 경제적으로 넉넉하다면 모르지만 점점 경제적인 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는 그 비용을 마련하는 것조차 힘에 겨울 수밖에 없다.
암 같으면 돌아가시는 때를 짐작이나 할 수 있지만 치매 같은 경우에는 그 기간이 일 년이 될지 5년이 될지 십년이 될지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닌가.....
치매와 관련된 기사와 더불어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한 학생의 기도내용이 있었는데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는 살려달라고 기도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아버지를 빨리 돌아가시게 해 달라고 기도를 한다고 한다는 것이다.
왜 그런 기도를 할 수밖에 없는지 미루어 짐작할 것이다.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해 달라고 기도를 하는 그 학생이 불효자식이라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고령으로 치매로 정신이 혼미한 부모를 모시는 자식은 어떻게 하는 것이 효도하는 것일까?
그 학생처럼 일찍 돌아가시라고 기도를 하는 것과 그래도 오래 사시라고 기도하는 것 중 어느 것이 효도하는 것이 되는가?
치매가 걸린 상태에서 오래 살면 오래 살수록 서로가 고통스럽다면 일찍 돌아가시는 것이 서로를 위해서 좋은 일이라는 것은 다 알고 있다..
그렇다면 서로의 고통을 덜기 위해서라도 빨리 돌아가시게 하여야 하지 않는가.....
그렇게 하는 것이 왠지 그렇게 하는 것이 불효를 하는 것 같고 양심의 가책이 되는 것 같아서 마음속으로는 돌아가시기를 원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것은 양심의 가책을 받을 일도 죄를 짓는 일도 아니다.
만약 사람에게 영혼이 있어서 또 다른 세상으로 간다면 그 세상은 치매에 걸려 가족도 몰라보고 가족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면서 사는 현재의 상태보다는 더 좋은 곳일 것이다.
만약 생전에 부모가 지은 죄가 많다고 하더라도 치매에 걸린 상태로서는 본인이 회개를 할 방법도 그 죄를 탕감할 방법도 없기 때문에 아무리 오래 살아 있다고 하더라도 그 죄는 탕감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영혼이 있고 다음세상이 있다고 하더라도 저 세상으로 빨리 가는 것이 서로에게 좋은 일이다.
만약 환자나 자식이 무신론자라도 마찬가지이다.
죽으면 그 고통에서 해방되면서 완전히 무(無)가 되어 버리며 부모와 자녀의 인연도 같이 끝나게 될 것이다.
무신론자들이라면 부모와 자식의 인연은 부모가 치매에 걸려 자식을 알아보지 못하는 그때에 이미 끝이 난 상태이다.
그러므로 같이 고통을 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삶이 무엇인지를 알고 죽음이 무엇인지를 안다면 이런 문제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잠시만이라도 아니면 한 발자국만이라도 더 나가서 삶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인문제는 발등에 떨어진 불과 같은 것으로 사람들은 견딜 수 없을 상황이 되어야 그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지금까지의 가치관을 완전히 바꾸지 않으면 해결방법이 없다.
신관, 인간관, 생명의 가치 및 생명의 기원 등........
인생의 마지막을 치매로 마감한다면 참으로 비참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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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 글은 2008년도 8월에 사내(社內)의 인트라넷에 올렸던 글이다.
지금 부모님이 치매로 고통받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본인 또한 치매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존엄사와 관련된 기사를 보면서 그 때 썼던 글이 생각이 나서 그 글을 찾아 올린 것이다.
인생의 근본에 대한 고민들을 해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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