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금기 목록에 종교가 1순위로 들어가지만 인간의 생활의 일부분이 되다 시피 하고 있기 때문에 대화에 등장할 때가 있다.
오래된 지인들을 오랜만에 만나면 나에게 물어 보는 말이 있다.
'지금도 교회는 열심히 다니고 있느냐고...(교회를 업청 열성적으로 다녀서 생활의 우선순위가 교회였였기 때문에)'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을 한다.
'교회(종교) 졸업한지가 10여년 되어 간다고...'.
그러면 열이면 열 명이 ‘종교에 졸업이 어디 있느나’ 고 되묻는다.
아니 학교도 졸업이 있는데 종교에 왜 졸업이 없어야 하느냐고 하면서 내가 왜 종교를 졸업하게 되었다고 하는 것에 대한 설명을 하게 된다.
그러나 납득이 되지 않는 모양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종교생활을 40여년이 넘게 했던 사람으로 지금은 종교에 흥미도 없을 뿐 아니라 별로 호의적이지도 않다.
처음부터 자발적으로 종교를 찾아간 것은 아니고 1968년도 고등학교 때 친구의 권유로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여 40여년 이상을 교회에 다녔었다.
내가 종교생활을 열심히 한 것은 죽어서 천국을 가는 것보다는 보다 선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 종교가 이 세상과 인류 앞에 이로운 일을 하게 된다면 비록 미력하지만 동참을 하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던 것들이 교회(종교)를 통해서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시간과 돈과 정력을 투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여 미련 없이 종교를 버렸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종교도 가질 생각이 없다.
종교(宗敎)라는 단어는 영어의 religious를 한문으로 번역한 것으로 국어사전에는 신이나 초자연적인 절대자 또는 힘에 대한 믿음을 통하여 인간 생활의 고뇌를 해결하고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추구하는 문화 체계이다. 라고 되어 있다.
사전에서 정의한 것처럼 종교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신이 누구인가를 깨달음을 가르치는 것인 셈이다.
나이가 먹다가 보니 그런 깨달음은 종교를 통해서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고 있는 자연과 사람들을 보면서 통찰을 하면서 깨달아 진다는 것을 이해하면서 종교에서 졸업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종교를 살아 있을 때는 사교(社交)의 장(場)이나 사후(死後)를 보장하는 보험(保險)으로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필요하겠지만 깨달음을 얻는 도구로 생각한다면 종교보다는 자연 - 나무한 그루나 풀 한포기 그리고 벌레 한 마리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 - 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 미련 없이 종교에서 졸업을 해 버린 것이다.
결혼(結婚)에서 졸업을 하는 것을 졸혼(卒婚)이라고 한다던가....
탈렌트 백일섭 때문에 우리는 졸혼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는데 처음에 졸혼이라는 말이 많이 낯설고 정서적으로 불편했었다.
이혼이면 이혼이지 졸혼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으면서 이해도 되지 않고 정서적으로도 납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힌두교에서는 해혼(解婚)이라는 제도가 있었는데 간디도 해혼을 선택했었다.
힌두교에서 왜 해혼이라는 제도가 생겼는가 하면 해탈(解脫) 이라는 목적 때문이었다.
남자는 20대(代)에 결혼을 하여 자녀를 낳고 양육이 끝나면 40세에 해혼식을 하고 해탈의 길을 찾아야 하는 것이라고 믿어서 해탈의 길에 걸림돌이 되는 가족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해혼식으로 ‘목샤’라는 해탈에 이르는 것을 남자의 가장 큰 덕목으로 여겼다.*
결혼에서 의 졸혼과 마찬가지로 종교에서의 졸업이라는 단어가 낯설고 거북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본다면 종교의 틀 안에서는 기도하는 법이나 명상하는 법, 그리고 인간과 신, 그리고 그 관계에 대해서 기초적인 것들만 배우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종교의 가장 큰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는 스스로 공부를 하게 되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닌가?
학문에 있어서도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만 교육기관이 있고 그 이후의 학문은 스스로 닦아 나가게 되어 있는 것처럼 종교에 있어서도 어느 단계를 지나면 스스로 깨우쳐 나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종교와 인연이 되는 사연도 가지가지이고 종교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목적도 다양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종교를 졸업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더 지나가서 지혜가 더 생기게 되면 종교에서 졸업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세상을 잘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이 재미 있고 무게가 가벼워 지더이다 (0) | 2019.01.02 |
---|---|
파지(破紙) 줍는 사람 이야기 (0) | 2018.12.17 |
다행히 목적과 수단에 대한 이해를 젊었을 때 했었다....부자는 되지 못했지만 지금은 행복하다 (0) | 2018.12.04 |
인생(노년)의 삶을 지루하게 보내지 않는 법...그래서 나는 더 박학다식(博學多識)한 사람이 되기로 했다. (0) | 2018.12.01 |
다단계는 어떤 사람들이 쉽게 빠져드는가?...그들의 심리에 대해서 (0) | 2018.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