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의 첫머리에 나오는 문구가 ‘자왈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로 다 아는 내용이지만 해석을 하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친구가 먼 곳으로부터 찾아온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성내지 않는다면 또한 군자답지 아니한가?’이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배우는 것이 어렵고 힘든 일일 수가 있으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학문이든 운동이든 취미생활이든....
어렸을 때나 젊었을 때는 앞으로 살아가기 위한 방편으로 또는 정신건강이나 육체건강 또는 취미생활을 위해서 여러 가지를 배우는 것이 당연하고 당연히 그래야만 한다.
그런 배움은 당위성과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배움은 당연한 것이지만 단순히 배우는 것이 좋아서 배우는 사람들도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나 단순히 배우는 것 자체가 좋아서 배우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나와 우리집 사람은 다른 부분에는 생각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많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이 일치한다.
나이가 들어서는 필요하지 않거나 사용하지 않는 것을 배우기 위해서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다.
남은 인생을 즐기는 것도 부족한데 왜 그런 것에다 시간과 돈을 낭비하겠는가 이다.
집사람은 막내가 고3일 때 전자올겐을 배우러 갔다가 드럼 치는 것이 좋아 보여서 드럼을 배워 지금은 7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성밴드를 운영하면서 공연을 다니는 중이다.
처음부터 취미생활로 밴드 같은 것을 염두에 두고 배웠기 때문에 자신의 목적을 이룬 것으로 처음부터 배움에 대해서 목적이 있었던 셈이다.
그래서 나에게도 기타나 전자올겐, 섹스폰을 배워서 밴드활동을 해 보라고 권유하기도 했었는데 단칼에 거절을 하였다.
그럴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를 시골에서 다녔기 때문에 음악이나 미술시간은 수학이나 영어로 대체를 하여서 거의 모르고 살다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기타는 코드 정도는 알고 피아노도 겨우 악보보고 코드로 치는 정도이다.
정년퇴직하고 놀면 뭐하겠는가 음악기초는 되어 있으니 조금만 배우면 밴드활동이 가능하니 더 배우라고 하였지만, 밴드활동이라는 것이 개인이 아니고 집단으로 연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매주 연습을 같은 날에 모여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거기에 얽매이면 자유롭지 못하다.
그리고.... 밴드활동을 하게 되면 성격이나 실력의 차이 때문에 멤버들 사이에 갈등이 많이 발생하여 수시로 이합집산(離合集散)을 하게 되는데 음악에 미친 사람이 아니면 감당하기 힘들다.
매주 정해진 날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합주 연습을 해야 하고 멤버들 간에 갈등이 생기거나 한 사람이 그만두게 되면 그런 것 수습하느라고 골머리를 썩는 것을 보면서 음악에 미치지 않고서야 밴드는 할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몇 년을 보아 왔는데, 내가 음악을 하지 않으면 좀이 쑤시는 사람도 아닐뿐더러 시간에 구속을 받고 상당한 감정소모가 필요한 그 길을 왜 선택을 하겠는가.....
그리고 내 전공이나 취미(인문과 神學)와는 전혀 맞지 않는 직장이어서 방송대학교 경영학과를 다녀서 90년도 초반에 방송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였는데, 그 때 주변의 사람들은 대학원을 많이 진학을 하였고 나에게 대학원을 같이 갈 것을 권유한 적이 있었다.
그 때도 내 삶, 곧 직장에 대학원 졸업장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대학원에 진학해서 학문의 길로 나갈 것도 아닌데 단순히 졸업장과 사람을 사귀기 위해서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인생의 낭비라고 생각하여 가지 않았다.
나의 삶에서 필요하지 않은 것을 배우기 위해서 인생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것이 좌우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삶의 기준인 셈이다.
우리 가족 중에도 늦게 공부를 하다가 몸에 이상이 와서 중도에 그만 둔 사람이 있었다.
꼭 필요한 것이라기보다는 다른 사람만큼 학교생활을 해보지 못했다는 한 때문에 대학교를 다니다가 결국 몸에 무리가 오면서 포기를 하게 되었는데, 나이가 들어서 배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이야기 하고 삶에 필요하지 않는다면 적당한 선에서 그만 두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를 하였으나 듣지를 않다가 몸에 이상이 오고 나서야 비로소 포기를 하였다.
사실 나이가 들어서 써 먹을 곳도 없는데 대학교 졸업장이나 대학원 졸업장이 왜 필요하겠는가......
그러나 배우 것 자체가 인생의 아름다운 도전으로 생각하여 죽을 때까지 배운다는 사람들도 있고 그런 사람들이 존경받는 것도 보게 되는데,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존경받을 만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어린아이가 말을 배우는 것은 앞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대화를 하기 위해서이다.
그렇지 않다면 말을 배울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학생이 학교에서 공부를 배우는 것은 나중에 사회생활을 하면서 필요하기 때문에 배운다.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의 강의를 듣거나 성공한 사람의 강의를 듣는 것도 배우는 것의 일종으로 그런 강의를 듣는 목적은 그저 듣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비교하면서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서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왜 그런 강의를 듣겠는가...
교회나 절에 가서 설교나 법문을 듣는 것도 잘못된 삶을 바로 잡거나 인격을 수양하기 위해서이다. 그러 목적이 아니라면 그 아까운 시간을 왜 교회나 절에서 낭비를 하겠는가......
TV에 인문학 강의를 하는 사람 중에 최진석 교수의 ‘나는 누구인가?’라는 강좌가 있는데 배움이라는 것에 대해서 명쾌하게 결론을 내려놓은 내용이 있다.
물론 그 교수의 강의 내용이 100% 다 맞는 것은 아니겠지만 나이가 들어서 무엇을 배우는 입장에 있는 사람은 그 강의를 한 번 들어보고 배움을 계속 할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 교수의 생각도 써 먹을 곳이 없거나 써먹지 못할 것에 대해서 대한 배움은 인생의 낭비라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다.
어떤 말을 들을 때는 내가 해야 할 말을 생각하면서 들어야 하고 글을 쓸 때는 자신이 쓸 글을 생각하면서 글을 읽어야 하고, 성인의 말씀을 들을 때는 자신의 행동을 생각하면서 들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남의 지식을 습득하는 것으로 목적을 달성했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 격렬하게 질타를 하는 사람이다.
우리가 컴퓨터에 자료를 입력하는 것은 그 자료를 통해서 보다 나은 자료를 보다 나은 자료를 출력시키기 위해서이다.
우리가 어떤 것을 배우는 것은 배움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이나 행동이 변화되고 그 배움이 내 안에서 나의 것으로 되어서 밖으로 표출하기 위해서이다.
그렇지 못한 배움, 곧 배우는 것 자체가 즐거운 배움은 어쩌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고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 될 수도 있는 것이 된다.
각 대학마다 최고 경영자 과정 같은 것을 개설하여 사업하는 사람들을 모집하는데 솔직히 거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배우러 가지 않는다.
사업에 필요한 인맥을 쌓기 위해서 가는 것이지 배움을 위해서 가지는 않기 때문에 배움의 과정이라기보다는 사람을 사귀는 기회를 얻기 위한 과정이므로 인맥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그런 곳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사업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런 곳에서 사람을 사귀어서 무엇을 하겠는가....
나이가 들어서 어떤 것을 배운다는 것...
아름다운 일이기도 하고 보람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목적이나 목표가 없는 배움은 아까운 시간의 낭비가 되게 되는 것이다.
올바른 운동을 하기 위해서 또는 올바른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배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운동선수가 되어서 생계를 유지할 것이 아니라면 다른 사람과 같이 운동을 할 때 어울릴 수 있을 정도로 배우면 될 것이고 학문의 분야도 상식적인 사람으로 사리판단을 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탁구도 동네 탁구장에서 낮은 레벨의 게임을 할 정도인데 레슨을 1년 정도 받고 레슨을 끝냈고, 뒤 늦게 배운 골프도 남에게 민폐를 겨우 면할 정도의 수준인데 한 달 레슨으로 더 이상의 레슨을 받지 않았다.
선수 생활을 할 것도 아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안 끼칠 정도의 수준으로 내가 즐거우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나는 나이가 들어서 배우는 것에 대해서 그리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동사무소 같은 곳에서 팝송부터 여행영어, 사진 찍기 기술, 요리, 기타 등 여러 가지를 가르치는데 이런 것들은 일상생활에서 또는 취미생활에 필요한 것이고 그곳에서 사람들도 사귈 수 있기 때문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만 목적 없이 무엇인가를 배우기 위해서 배우는 것은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왜 이런 글을 썼는가 하면 집안에도 다 늦게 공부를 하다가 건강을 해친 사람이 있기도 하거니와 아는 사람 중에서 한 사람도 한 참 만에 봤더니 팍삭 늙어서 딴 사람이 되어버린 사람을 보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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